9박 10일 동안의 발리 신혼여행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평소에 김치를 즐겨 먹지 않는 나조차도 뭔가 모르게 한국음식이 먹고 싶은 게 해외여행의 힘인가 싶다. 공항에 오자마자 푸드코트에서 순두부찌개와 냉삼을 먹었는데, 이렇게까지 맛있을 일인가 싶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축의대를 서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할 겸 약속을 잡았다.
개롱역 삼겹살 맛집 - 소우리 정육식당
오금동 친구와 나의 중간 지역이 되어버린 개롱역, 신혼여행을 갔다 온 나에게 친구는 물어봤다. "뭐가 제일 먹고싶냐?". 나의 대답은 삼겹살이었다. 푸드코트에서 나는 순두부찌개와 냉삼, 와이프는 김치찜을 먹었는데 둘 다 예상외로 삼겹살+쌈장이 1등으로 꼽을 정도로 맛있었다. 지금 글을 쓰며 생각해 보니 발리에서는 우리나라만큼 비계, 지방이 있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대체로 퍽퍽하거나 지방이 없는 고기가 많았던 것 같음. 그리고 쌈장이 그렇게 짜고 자극적인 소스인 줄 몰랐다. 그렇게 나의 원픽은 삼겹살이었는데, 개롱역 근처에 삼겹살 집이 참 없다. 그나마 하나 '소문난 촌돼지'라고 삼겹살 존맛집이 하나 있는데 마침 그때 친구가 괜찮은 고깃집이 있다고 말한 게 소우리였다. 근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휴무가 붙어있네...? 그렇게 목적 없이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소우리가 또 있네...? 알고 보니 가게 확장을 하셨던 것. 그렇게 허겁지겁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개롱역 먹자골목 펀비어킹 있는 사거리라고 하면 다 어디인지 아시죠? 그쪽 사거리에도 소우리 식당이 들어왔습니다.
소우리 정육식당은 말그대로 정육식당이다. 자리에 앉아있으면 상차림을 차려주시는데 그동안 우리는 고기 진열대로 가서 고기를 고르고 전달하면 초벌을 하셔서 테이블로 가져다 주신다. 친구 말로는 소우리는 소고기가 찐이라던데, 우리는 돈이 없기에 삼겹살과 항정살을 골랐다.
정육식당 치고 굉장히 깔끔하게 한상이 깔린다. 보통 나에게 정육식당에 이미지는 고기는 싸고 상차림비는 받아가면서 상추랑 파절이 정도만 내놓는 정도의 식당이었는데 소우리는 아니었다. 굉장히 깔끔하게 한 상이 차려지고 특히 저 고추채를 테이블 옆에 있는 간장소스를 뿌려서 먹으면 최고라고, 사장님이 입이 마르고 닳도록 설명하는데 굉장히 호감이었다. 참고로 사진 속 우측에 있는 김치찌개는 따로 시킨 메뉴입니다. 원래는 냉면을 먹으려 했는데 이날 하필 냉면이 안되고 냉국수만 된다고 하셔서 김치찌개를 시켰습니다. 6천원 인데 고기랑 김치가 무지막지한 게 술안주로 딱 좋았습니다.
아니 이게 어떻게 6천원? 진짜 이런 거부터가 다른 게 밑반찬에 주시는 미역국에도 손질하면서 나오시는 소고기 아낌없이 들어가 있고, 김치찌개에도 돼지고기 진짜 미친 듯이 들어가 있다. 이런 기본적인 밑반찬부터 신경 쓴다는 게 굉장히 크게 다가왔습니다. 삼겹살, 항정살은 쳐 먹느라 사진을 못 찍었는데... 진짜 미쳤습니다. 요즘 고기가격이 되게 오르면서 그냥 아무 데나 가도 1인분에 15,000원씩 받는데 차라리 돈 조금 더 내고 여기 소우리 오세요. 아니 더 내는 것도 아니고 비슷할 거예요. 그런데 고기질이 진짜로 넘사입니다. 요즘 고깃집이세 무슨 워터 에이징이니 숙성이니 뭐니 하는데 솔직히 말해서 그냥 원육부터가 차이 나는데 그게 숙성으로 되겠습니까? 고기는 그냥 질 좋으면 끝납니다. 숙성이고 뭐고 다 필요 없어요. 메추라기 같은 지방 하나 없는 그런 삼겹살이 아니라 진짜 지방하고 고기 비율 끝내주는 입에서 살살 녹는 그런 삼겹, 항정입니다. 다른 분들은 다 소고기 먹고 있던데 개인적으로 돼지고기가 이 정도면 소고기는 어느 정도 일지 상상도 안 가네요.
개롱역에서 삼겹살 땡기시는분들은 무조건! 소우리 정육식당 강력추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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